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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슬픔의 순간들의 이야기/행복과 슬픔이 함께하는 집.

밤 먹고 대추 먹고 송편도 먹는 추석

밤 먹고 대추 먹고 송편 먹는 추석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열심히 논이나 밭에 나가 일하여 곡식도 자라고 과일도 익어가 수확의 계절이 왔지만 마음은 시무룩해져 있습니다. 나이 들어 살아있는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못된 태풍이 강한 바람과 함께 폭탄 같은 비를 쏟아부으며 농사를 망쳐 놓았기 때문입니다.

가을 추석에 곡식도 거두고 과일도 수확해서 고향에 돌아오는 자식들에게 돌아갈 때 싸서 보내야 하는데 수확은 눈앞에 두고 휩쓸고 지나간 태풍에 하늘을 바라보며 원망하지만 그동안 하늘이 도와줘서 살았지만 원망도 하게 됩니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참깨를 볶아 송편에 넣고 밤을 삶아 송편에 넣으며 지나간 이야기 나누며 흩어져 있던 가족의 만남이 예전에는 즐겁고 풍요로운 추석이었는데 올 추석은 무엇인가 모자라는 느낌의 추석입니다.

물에 잠긴 논을 바라보며 가슴에 눈물을 흘리고 내일이라도 따서 바구니에 담아내다 팔아야 하는 과일들이 강한 비바람에 하루 아침에 떨어져 한 해의 농사를 망쳐 놓았으며 순식간에 지나가는 태풍 앞에 어쩌지 못한다는 느낌에 하늘을 원망하지만 그래도 추석은 왔습니다. 올추석은 나눔의 추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